스포츠 엔터테인먼트가 만화를 활용하는 법 | [WWE] #1-12

프로레슬링에는 각본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을 거다. 승패가 정해져 있고 각본대로 선수들은 자신만의 캐릭터를 연기하고 경기와 마이크웍으로 인물 서사를 만들어나간다. 프로레슬링 업계 1위라 할 수 있는 WWE는 스스로를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라 칭하며 하나의 거대한 세계관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TV 방송과 매월 펼쳐지는 PPV 등 경기로만 세계관을 구축해오던 WWE는 만화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WWF 시절 나왔던 차이나 코믹스

이번 만화 [WWE]는 레슬러들을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만든다. 물론 WWE가 만화를 만든게 이번은 처음이 아니다. 많은 만화 작가들을 섭외해 레슬러들의 대결을 만화로 만들기도 했고 레슬러를 주인공으로 히어로물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붐! 스튜디오에서 만든 [WWE] 가 지금까지의 만화들과 다른 점은 기존의 대립을 재조명하며 그를 위한 백스토리를 만들어준다는데 있다.

WWE #12 중

2017년 한해동안 연재되었던 1번 이슈부터 12번 이슈까지 2016년 7월까지 진행된 세스 롤린스, 딘 앰브로스, 로만 레인즈의 챔피언 타이틀을 향한 세 사람의 경쟁을 다룬다. 쉴드의 분열부터 시작해 챔피언 십 경기까지 이어지는 대립에 뒷 스토리를 추가해 실제로는 벌어지지 않았던 설정을 채워준다. 어린 시절 영웅이었던 숀 마이클스의 조언으로 챔피언을 따냈다는 세스 롤린스의 설정은 연재 당시 진행중이었던 트리플 H와의 대립을 위한 떡밥이 되기도 한다. 선역임에도 야유를 받아 스트레스를 받는 로만에게 조언을 해준 존 시나의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로 느껴져 당시 경기들을 다시 보고 싶게 만든다. 덤으로 계약 상 WWE에 많이 참여하지 않는 브록 레스너는 PPV 당일 딘 앰브로스가 트럭에 가둬 못 나왔다거나 약물 사용으로 징계를 당한 로만 레인즈는 다른 사유로 출전 정지를 당했다는 핑계를 만들어주는 등 다른 스토리를 만들어 치부를 가리는데 사용하기도 한다.

갑자기 매드맥스같은 추격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연재 방향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인지 시리즈의 스타일이 바뀌는 경우도 보인다. 딘 앰브로스의 이야기를 다루는 5번부터 8번 이슈까지는 과거 만화처럼 다른 레슬러들이 등장해 링이 아닌 현실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는 별로 좋은 반응을 받지 못했는지 이후부터는 다시 초기 스토리와 비슷하게 실제 대립에 뒷 이야기를 보여주는 모습을 보인다. 9, 10번 이슈가 광고와 내용이 다른 모습을 보면 변경은 꽤 급박하게 이루어진 걸로 추정된다.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를 이루는 요소가 스토리와 선수들의 경기력이라면 프로레슬링은 경기에 중점을 두고 진행된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선수들의 사생활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인터넷을 통해 선수들의 계약 사항들이 보도되는 현재로서 스토리에 관한 몰입도는 약해지기 쉽다. 이런 상황에서 만화는 이야기에 받침대를 받쳐주며 WWE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로 작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연재된 만화들은 지금까지 일어난 경기들과 대립의 뒷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후에는 만화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실제 시합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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